팀원과 팀장으로 치른 로봇대회

2020년에는 특선 수상팀의 팀원으로 참가했고, 이듬해에는 팀장으로 다시 나갔다. 우리 거북팀은 제19회 임베디드SW경진대회 지능형 휴머노이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결과는 기뻤다. 그런데 지금 더 또렷하게 떠오르는 건 팀장으로 준비하던 때의 서툰 점들이다.
2020년에는 팀에서 Raspberry Pi와 OpenCV, Linux IPC를 써서 로봇 미션을 준비했다. 특선 수상팀에 함께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현장에서 준비한 결과물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게 꽤 허탈했다. 그해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는 남아 있는 기록만으로 확인할 수 없어 더 보태지 않았다.
팀장으로 다시 나간 2021년
한 번 해본 대회였으니 기술적으로는 더 잘 끌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막상 팀장을 맡고 보니 어려운 건 알고리즘만이 아니었다. 팀을 꾸리고 방향을 정하는 것, 그리고 팀원들과 목표와 완성 기준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국민대학교의 수상 소식에는 우리 팀이 코로나19 대응을 주제로 영상처리와 로봇 움직임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족 보행 로봇에 적용했다고 기록돼 있다. 기사에는 내가 당시 사회 문제를 SW 기술로 해결할 방법을 만들고 구현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한 내용도 실렸다.
초반에는 내가 머릿속에 그린 결과를 설명하면 팀원들도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명을 들었다는 것과 방향에 동의했다는 걸 구분하지 못했다. 기술 결정을 먼저 내리고 나중에 공유한 적도 있었다. 방향을 바꾸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니 다음 판단에도 팀원들이 함께하기 어려웠다. 그때는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게 팀장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결론만큼 배경을 나누는 일도 중요했다.
코스를 만들고 로봇을 시험하다
사진 날짜를 따라가면 준비 과정이 보인다. 8월에는 종이 구조물로 미션 공간을 만들고, 노트북과 로봇 장비를 펼쳐 놓고 작업했다. 9월에는 로봇을 트랙 위에 올렸다. 11월에는 코스를 다시 세팅하고 시험 공간을 꾸렸다. 결선 엿새 전인 11월 10일 새벽 4시 27분에 찍은 작업실 사진도 남아 있다. 캡션 날짜는 원본 사진의 촬영 시각을 기준으로 적었다.
사진만으로 어떤 알고리즘을 바꿨는지까지 말할 수는 없다. 대신 팀원들이 코스를 만들고, 실제 로봇을 올리고, 대회 전날까지 준비한 장면은 남아 있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을 직접 움직여 볼 공간부터 마련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과 계속 맞춰야 했다.








대회장과 시상식
11월 16일 결선 현장에서 팀 사진을 찍었고, 다음 날 대회장에서 로봇을 확인했다. 한 달 뒤인 12월 21일에는 시상식에 참석했다. 준비실에서 코스를 만들던 사진이 대회장과 시상식 사진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 몇 달 동안 준비했던 일이 그제야 끝난 느낌이 든다.




팀을 이끄는 일
최우수상을 받아 기뻤다. 그래도 팀장으로서 부족했던 점이 더 오래 남는다. 다음에 팀을 맡게 된다면 결론만 전달하지 않고, 그 배경과 바뀐 이유도 같이 나누고 싶다.